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인문고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고, 정말 충실하게 자료조사가 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또한 독자들에게 인문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전달하려는 간절한 심정이 엿보인다.
책 전체에 걸쳐 인문고전 독서로 변화된 또는 천재가 된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한 예시가 수도 없이 나열되어 있다. 물론 같은 관점의 내용을 수 없이 반복하는 듯한 인상도 받지만, 이또한 저자가 인문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표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칫 저자 자신의 생각으로 치부할 수 있는 관점을 역사속에서 근거와 당위성을 찾아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인문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대학시절 인문고전에 파묻혀 있었던 시절이 있었고, 어느 순간 멀어졌던 것 같다.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인문고전 독서에 흠뻑 빠져볼 생각이다. 그리고 변화된 나이고 싶다.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고전과 비고전. 고전은 짧게는 100~200년 이상,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살아남은 책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천재들의 저작이다. p22
그런데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에 따르면 스파르타는 체육보다 철학을 더 사랑했다. 탈레스, 솔론 같은 고대 그리스의 7현인이 부러워하고 칭송할 정도로 최고의 철학 및 변론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다면 스파르타는 왜 강한 육체만 추구한 국가로 알려졌던 걸까?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지방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그리스인들보다 뛰어난 것은 지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싸움과 용기로 얻은 것이라고 남에게 인식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들이 뛰어난 이유가 상세히 밝혀지면 모든 사람이 지혜를 갖추려 애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이 비밀은 잘 지켜져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스파르타 예찬가들은 거의가 그들의 계교에 넘어갔습니다. 그들은 권투를 하거나 가죽끈을 손에 감고 운동에 열을 올리거나 짧은 외투를 몸에 걸치거나 하여 그들의 흉내를 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스파르타인들이 모든 그리스인들 앞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p39
그런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대국으로 변신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였는데, 그 배경에는 국가적인 인문고전 독서가 있었다. p48
경제적 약자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인 클레멘트 코스를 만든 얼 쇼리스는 《희망의 인문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왔어요. 부자들은 인문학을 배웁니다. 인문학은 세상과 잘 지내기 위해서, 제대로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 그리고 외부의 어떤 '무력적인 힘'이 여러분에게 영향을 끼칠때 무조건 반응하기보다는 심사숙고해서 잘 대처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공부입니다." p114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태도는 곧 철학자의 사고방식인데 그 핵심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군중의 사고방식과 반대되는 것이다. 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데 군중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중은 철학자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철학자는 군중 속에서 평생 외롭게 살거나 은둔한다. p135
당송 팔대가 중 한 명인 왕안석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p140
조선 최고의 국가경영능력을 선보인 세종과 정조, 중국 최고의 국가경영 능력을 선보인 당 태종, 일본 최고의 국가경영 능력을 선보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공통점은 인문고전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문고전을 애독하면서 인문고전 저자 이상의 사고능력을 갖게 되었고, 그 능력을 국가경영에 쏟아부었고, 각국 역사상 최고의 국가경영자가 되었다. p152
반복독서는 천재들의 독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자 천재들이 가장 강조한 독서법이기도 하다. p248
키케로의 《서한집》을 전부 필사한 것으로 유명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페트라르카는 《나의 비밀》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다가 자네의 영혼을 뒤흔들거나 유쾌하게 만드는 경이로운 문장을 마주칠 때마다 자네의 지적 능력만을 믿지 말고 그것을 외우도록 노력해보게나. 그리고 그것에 대해 깊이 명상하여 친숙한 것으로 만들어보게. 그러면 어쩌다 고통스러운 일이 닥치더라도 자네는 고통을 치유할 문장이 마음속에 새겨진 것처럼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걸세." p256
사색을 기록하는 방법은 1)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따로 준비한 종이나 노트에 즉시 적는다, 2)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책의 여백에 즉시 적는다, 3)책 한 장 또는 책 전체를 읽고 사색한 뒤 그것을 독후감식으로 적는다, 이 세가지가 대표적이다. p270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의 핵심인 '반복독서-필사-사색'은 '깨달음'을 향해 있다. 이는 곧 '깨달음'이 있는 독서를 해야 천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깨달음이 있는 독서란 책을 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요, 그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인문고전의 저자와 동일한 수준의 사고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