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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본문

Book 리뷰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VodkaKim 2018. 2. 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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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타인과의 관계를 빼놓고 생활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서로간의 관계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이 책은 40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나,타인,세계를 이어주는 관계에 대해서 다룬다.
어떻게 보면 알기쉽고, 또 한편으로는 다분히 철학적이고 생각을 많이하게 하는 책인것 같다.
이 책은 크게 1)타인, 2)세계, 3)도구, 4)의미 네가지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

모든 지식은 언젠가 만난다(별에대하여)

별 모양의 지식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별모양의 지식이 담겨진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될까? 지식은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없다. 다른 책을 펴야 해요. 삼각형이 그려진 책, 사각형이 그려진 책, 원이 그려진 책. 이런 책들을 다양하게 읽었을 때,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이 내 머리속에 들어와 비로소 별을 만드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 밖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에서 벗어난 뒤, 다른 것을 둘러보아야만 한다. 그것은 비단 입시뿐만 아니다. 전공이 되었든, 업무가 되었든, 모든 지식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이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그렇게 인생 전체에 흩뿌려진 모든 지식은 내 안에서 언젠가 만난다.

우리는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가(관계에 대하여)

모든 것은 세계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나의 감각기관을 통해 왜곡되고 재구성된 모습일 뿐이다. 나는 세계의 실체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각기관과 뇌가 그려주는 세계의 그림자를 본다.
내 눈앞에 드러난 세계와 타인이 적어도 실제의 세계와 타인과는 큰 차이를 갖는다.
관계의 아득함. 소통의 노력이 온갖 오해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이해. 이것이 외로움의 본질이다. 우리는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타인에게 닿을 수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외로워지거나, 타인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매번 좌절하거나.

사랑은 떠나고 세계는 남는다(이별에 대하여)

우리는 각자의 세계 속을 살아간다. 당신과 나는 서로 다른 세계를 걷고 있다.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이다.
지평은 나의 범위인 동시에 세계의 범위다. 우리는 각자의 지평에서 산다.
그러므로 만남이한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울어본 적 있는가 (연애에 대하여)

가슴이 무너진 날 그 사람에게로 가자. 그의 얼굴과 맑은 눈동자와 나를 반기는 미소를 보자.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이 밤을 보내는 거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일상의 하찮음은 주변부로 사라진다.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는다는 것은 그래서 그렇게도 놀라운 일이다.

그에게는 오카리나가 남았다(흔적에 대하여)

소년병이야기

세계

여행할 시간 30년이 주어진다면(인생에 대하여)

우리의 삶은 충동적으로 내던질 수 있을 만큼 그렇게 가볍지 않다.
그래서 궁금하다. 도대체 삶은 왜 이렇게 무거운 것인지. 이 무거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지. 삶에 대한 하나의 해석. 옥시린쿠스의 유물들. 가끔 인생이 몇 년이나 남았을까를 가늠해본다. 30년 혹은 40년 정도겠지. 그러면 생각해보게 된다.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돌아가는 날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져가야 할지를.

열심히 살아도 괜찮은가 (노력에 대하여)

명심해야 한다. 내가 첫단추를 제대로 꿸 가능성은 전혀 없다. 객관적으로 말해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에서 유독 당신만이 운이 좋을 리 없다.
결국 인정하는 수 밖에 없다. 당신이 제대로 된 선택으로 시작하지 못할 것임을. 따라서 다른 길과 다른 가능성을 마음에 품은채 느슨하게 출발해야 한다. 당신은 반드시 목표점으로 향하는 중간 어딘가에서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선택했었구나. 이제 당신은 그곳에서부터 다시 선택해야 한다.
세상은 한 번도 당신에게 단 한가지만을 골라 그것에만 매진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당신 앞에 세상은 하나의 좁은 길이 아니라 들판처럼 열려 있고, 당신이 보아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목표점이 아니라 지금 딛고 서 있는 그 들판이다.

세상은 왜 새롭고 아름다운가 (개에 대하여)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고 어쩔 수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내야 한다. 그것은 가르쳐준다고, 알려준다고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된 소중한 경험과 이해는 오래 산 존재들과 함께 침묵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은 이 세상이 처음인 싱싱한 존재들이 장악한다.

왜 나는 나에게 집착하는가 (던져진 세계에 대하여)

중요한 것은 모든 새로운 존재가 각자 나름대로의 시간과 장소에서 눈뜬 것과는 무관하게, 결국에는 모두 자기가 눈뜬 신체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것을 아끼고 애지중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나라는 세계에 던져졌다는 것. 그래서 그것은 너무나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된다.
하지만 우리의 부단한 애씀과 무관하게, 움켜쥐고 멈춰 세우려는 노력과는 무관하게, 잉 도 모른 채 받은 선물은 이유도 모른 채 돌려줘야 할 것이다.
충분히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이 세계가 익숙해진 존재들은 그렇게 끊임없이 세계를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떴던 모든 곳에서 제각기 눈을 감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때가 되면, 이 세계에서 첫발을 떼는 바로 그 순간이 되면, 그때서야 우리가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나라는 존재도 사실은 하나의 배역이었고, 소설의 등장인물이었고, 내가 반복해서 선택해왔던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부재를 사는 사람 존재를 사는 사람 (시간에 대하여)

자아의 내면세계에서 시간은 우리의 상식처럼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사람은 자기만의 시간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이는 현재에 살지만 다른 이는 과거에 살고, 또 다른 이는 미래에 산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은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가?
부재를 살아가는 사람의 삶과 존재를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같을 수는 없다.
부재에 대한 사유는 현재의 나를 무기력하게 잠식하는 동시에, 나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갈구하게 하는 유일한 동력이 된다.

나의 이야기 1~ 5

도구

모든 관계는 통증이다 (통증에 대하여)

신체가 나에게 건네는 말. 입이 없는 신체가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나에게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 통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증은 자아와 신체가 관계 맺고 있는 방식이고, 동시에 자아와 신체는 통증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나와 나의 신체가 그러하듯, 나와 타인도 통증을 통해 관계를 맺고 통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세계의 거대한 통증이 우리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간접적이고 서사적인 방식을 통해 통증은 우리에게 전달된다. 나의 고통은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져 머나먼 타자에게 전달되고, 세계의 고통은 거대한 이야기로 정리되어 나의 영혼을 일깨운다.
그래서 이야기는 통증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것이 세계의 둘레와 경계까지 나의 감각을 확장하고, 결국 세계의 고통을 내가 감지하게 한다.

세계와 나를 맺어주는 도구 (이야기에 대하여)

이야기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게 하는 도구다. 우리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어떤 안경이 되었든 반드시 집어 들어야 하고, 그 안경의 색깔이 만들어내는 명도와 채도 안에서만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
세계의 거대함은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 의존하고, 나는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거대함을 포용한다. 이야기를 통해 나는 모든 것을 허락받는다. 세계의 시작과 끝,  팽창과 수축, 존재와 무는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서 발현된다.
나에 의해 구성된 이야기는 나의 세계의 진실성을 방영할 뿐이다. 그것은 타자의 세계를 재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고, 세계 전체를 기술하는 보편적 진리가 될 수 없다.

낡은 벤치를 지키는 두 명의 군인 이야기 (믿음에 대하여)

사람들이 믿는 것을 믿는 것, 사람들이 행동한 것을 따라 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심적 위안을 준다.
생각보다 많은 사회적 담론 속에 자생적으로 자라난 비합리성이 들어있다. 그 거대한 진리 속에 무수히 많은 오해와 우연이 섞여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의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믿고 있더라도, 너무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의 크기가 너무나 압도적이라 하더라도, 당신이 심리적 위안보다 진실의 이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진리는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진리에 대하여)

한국 사회에 만연한 미시적 폭력의 실체. 학문과 종교에서, 정치와 사회에서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나의 진리집단이 일어나고 그것이 타자에게 어떤 영향을 행사해 왔는지를 당신과 함께 돌이켜보고자 함이다.
우리는 세계를 점검해봐야 한다. 나의 세계안에는 무엇이 있고,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혹시 나는 고집스레 단일한 진리관을 움켜쥐고 빈곤하게도 이것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려고 작정했던 것은 아닌지를.

자본주의가 빼앗아가는 것들 (현실에 대하여)

언어의 두 가지 방향 (언어에 대하여1)

관계에 대한 탐구로서 계획된 이 책에서 언어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의무에 가깝다. 그것은 언어가 자아의 고립을 넘어 외부의 타자에게 닿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통로라는 것이 좁고 거칠고 어둡다는 점이다.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것은 언어의 양을 늘리는 방향과 언어의 양을 줄이는 방향이다.
언어의 문제를 해결하는 두 그지 방향. 양적 증가와 양적 감소는 현실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채 나에게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이것이 정교하게 손질되었을 때는 가치있는 결과물로 귀결된다. 즉, 언어의 양적 증가가 끝에 닿았을 때는 책이 되고, 양적 감소가 끝에 닿았을 때는 시가 되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 (언어에 대하어2)

말과 글은 간결해도 충분하다. 꾸미거나 덧붙일 필요가 없다. 수식어를 걷어내고 정갈하게 정돈된 언어를 정확히 구사한다면 인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나의 언어는 타인의 가슴에 강렬하게 박힌다.

책을 읽는다는 것 (언어에 대하여3)

책과 시는 전혀 다르다. 언어에 섬세한 아이들일수록 시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 유리한 것과는 달리, 책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나이와 연륜이 필요하다.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한글이 아니라 선체험이다.
책은 불안을 잠재운다. 세상 사는 일에 치이고 머릿속이 복잡하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때, 도서관에 가서 몇 권을 골라보자.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마음의 불안은 점차 가라앉고 머릿속의 안개는 조금씩 걷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행운이다. 당신이 나이가 충분히 들었다는 것은.

타인의 말 / 내면의 말

의미

꿈이 삶을 가르친다. (꿈에 대하여)

꿈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세계는 동일한 것일지 모른다. 꿈속에서 마음 썼던 감정들이 꿈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것처럼, 현실에서 집착하던 감정들은 죽음과 함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 견고한 현실 세계는 어쩌면 꿈처럼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상실과 소멸이 우리를 일으켜준다 (죽음에 대하여)

자본주의의 친절한 방해를 넘어서서 오늘날의 현대인이 죽음이라는 탐탁지 않은 대상과 마주해야 하는 이유, 나와 당신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끝과 소멸에 대해 말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은 나와 타자, 나와 세계가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죽음을 통해서야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죽음이 무르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것(노화에 대하여)

죽음이 하나의 지점이 아니라 과정임을 이해한 건 그때였다. 삶이 끝나고 죽음이 오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길고도 지루한 시간 동안 삶위로 죽음이 쌓이고 중첩되어 무르익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날이 저무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을지 모른다. 노을이 지는 것도, 움켜쥐었던 강물이 손가락 사이를 힘없이 빠져나가는 것도, 정성과 집착으로 쌓아올린 모래성이 바람에 야위어가는 것도, 약속이라도 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하나둘 잃어가는 것도 생각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과정일지 모른다.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결론을 향하여1)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그것은 주체와 객체의 문제였고 동시에 의식의 문제였다. 주체로서의 나와 객체로서의 세계의 문제. 즉, 의식의 장에서 드러나는 나와 세계의 관계.
의식의 문제. 그것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결론을 향하여2)

나는 이러한 특성으로서의 본질적 존재를 관조자라고 부른다. 관조자. 지켜보는 존재. 이것이 자아의 본질이고, 존재하는 유일한 실체다.

세계를 무엇인가 (결론을 향하여3)

인간은 인간이라는 종이 세계의 전부라 생각하고 특히 자기 눈에 보이는 세계가 실제 세계의 보편적 기준일 것이라고 믿지만, 세계는 그렇게 보편과 특수로 나눌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모든 보는 존재는 충분하고 완벽한 세계를 자기 내면으로 갖고 있고, 그 내면의 빛은 그 존재를 부족함 없이 사로 잡는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결론을 향하여4)

자기안에 우주를 담고 있는 수많은 존재에 대하여(결론을 향하여5)

기억해야 한다. 당신의 의식과 독립해서 존재하는 세계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당신의 의식안에서 시간과 공간은 매끄럽게 이어진다. 물론 어떤 기억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일 것이며, 당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겠지만.
여행자. 그래서 이것이 모든 나라는 존재의 숙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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