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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을 읽고 본문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은 가상의 어리석은 여신인 우신의 자화자찬을 통해, 에라스무스가 살았던 당시 중세 르네상스시대의 인간의 행태를 풍자하고 비판한 연설이다.
15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최초로 출판된 이래, 성직자, 교회학자 및 수도승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출간된 이래로 여러번 개정판을 거쳐, 1517년 이전에 이미 알려진 것만 15회의 중쇄가 있었다고 하니 당시에도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다.
아마도 당시의 부조리, 특히 기독교관련 잘못된 부분들을 우신의 자화자찬을 통해, 풍자의 형식으로 잘 전달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실명의 거론없이 우신이라는 가상의 신을 통해, 살아온 당시의 시대 전반을 두루 통렬하게 비판한 방식은 기발하기까지 하다.
어떤 경우든지 자연이 창조한 것은 학문적 가공이 꾸며 놓은 것보다는 모든 측면에서 행복합니다. p84
이런 뜻에서 수탉의 몸으로 환생한 피타고라스는 최고의 찬사를 누릴 만합니다. 그는 철학자, 사내, 아낙네, 임금, 평민, 물고기, 말, 개구리, 심지어 해면 등 온갖 모습으로 환생을 두루 경험하고 나서, 인간보다 불행한 동물은 없노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유인즉 여타의 동물들은 자연이 부여한 한계에 만족하고 있는 반면, 인간만은 유별나게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애쓰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인간이 된다면 많은 측면에서 배우고 힘 있는 자보다는 차리리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p85
사도들은 개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을 알고 있었으되, 그들 가운데 누구도 오늘날 우리네 교회 학자들처럼 철학적으로 시시콜콜 어떻게 성모 마리아가 아담의 원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를 증명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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