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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리뷰

<걸리버여행기>를 읽고

VodkaKim 2022. 8. 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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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스위프트(1667-1745)의 <걸리버여행기>를 읽었다. 어릴때 읽었던 동화와는 다른, 실제 <걸리버여행기>는 저자가 살았던 시대의 영국과 유럽에 대해, 여러 모험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문학이다.

책에 언급되어 있다시피, 정부검열로 인해 감옥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출판할 수 없는 책. 그렇다보니 저자의 원래 원고와는 달리 교정을 통해 많은 부분을 삭제 및 수정해서 출간했다고 한다(저자가 아닌 출판업자의 의도).

친구 찰스 포드에게 보낸 편지에서(p385),
세상이 이 작품을 받아들일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인쇄업자가 감옥에 갇히는 것을 각오할 용기를 갖게 되면 출판해 볼 생각입니다. 1725년 9월 29일.


이 편지로  <걸리버여행기>의 풍자내용이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실제 책을 읽어보니 어떻게 <걸리버여행기>가 전세계의 가정에서 널리 읽혀져 온 동화책이 될 수 있었는지 아이러니하다.

동화로서의 <걸리버여행기>와는 달리, 실제 <걸리버여행기>는 4부의 모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작은 사람들의 나라(릴리퍼트 기행)
2부-큰 사람들의 나라(브롭딩낵 기행)
3부-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라퓨타,발니바르비,럭낵,글럽덥드립,일본 등의 나라 기행)
4부-말들의 나라(휴이넘 기행)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여행기에는 저자와 그 나라 국왕 또는 저자가 모시는 주인과의 대화를 통해, 영국의 정치제도, 정치인, 궁정, 국왕 등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히, 4부의 말들의 나라에서는 휴이넘(말)과의 대화를 통해 당시 정치제도 및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말할 것도 없고, 야후(원숭이?)로 표현되는 인류 자체에 대해 혐오를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걸리버 선장이 그의 사촌 심프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걸리버여행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언급했으며, 책 여러 부분에서 이 책을 쓴 목적을 밝히고 있다.

깩깩거리는 언어를 쓰고, 벌거벗지 않았다는 이유만 제외하면 휴이넘 나라에 살고 있는 짐승 같은 야후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이 이 나라에는 수없이 많다. 나는 그들의 찬성(또는 반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개선시키기 위해 이 여행기를 쓰게 되었다. ... 이렇듯 타락한 야후의 왕국에서 그들을 개선하는 어리석은 계획은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러한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영원히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p12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야후들의 악덕에 가득한 사회를,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희망을 가지고 나는 이 여행기를 쓰게 되었다. p375


[주요 풍자 내용]

작은 사람들은 공무원을 채용하는 데 있어 뛰어난 능력보다 훌륭한 덕성을 가진 사람을 더욱 선호한다. 정부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므로 누구나 어느 정도의 능력만 가지고 있어도 어느 지위든 간에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적어도 덕성을 지닌 사람이 잘 몰라서 실수를 하게 될 경우에도, 악덕한 기질을 가지고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적당히 처리하거나 변호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의 행위처럼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69
- 1부 작은 사람들의 나라 -

나의 조그마한 친구 그릴드릭, 그대는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주 놀랄 만한 찬사를 했습니다. 그대는 의원의 자격을 갖추는 데 있어 무지와 태만, 부도덕이 적절한 요소라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대의 나라에서는 온통 법을 악용하고 왜곡하며 회피하는 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자들이 있으며, 이들에 의해 법이 가장 잘 설명되거나 해석되고 있으며 적용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잘 알려 주었습니다.
만들었을 당시에는 아주 좋았을 제도들이 그대의 나라에서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부패되어 완전히 희미해지거나 제멋대로 변모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대의 말을 들으면서 알게 된 것인데, 어떤 지위에 오르는 데 가장 합당한 이가 그 지위를 갖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덕망으로 귀족이 되거나, 사제들이 학식으로 승진하는 것 같지도 않으며, 용기 있는 행동으로 군인이 된다거나, 정직하게 때문에 재판관이 영달을 하고, 국가를 사랑한다고 국회의원에 선출되거나, 지혜가 있다고 해서 국왕의 고문들이 총애를 받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삶의 많은 부분을 여행하는 일에 바친 그대는, 그대의 조국이 저지른 많은 악덕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다고 나는 믿고 싶습니다.
그대의 이야기와 내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종합해 보았을 때, 그대의 민족 대부분이 세상의 표면에 기어 다니게 된 생물 중 가장 유해하고 밉살스러우며, 작은 벌레들의 모임인 것으로 나는 결론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p167
- 2부 큰 사람들의 나라에서 국왕이 얘기한 내용 -


나는 로마의 원로원을 커다란 방에 나타나게 하고, 오늘날의 국회를 다른 방에 나타나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을 서로 비교해보니, 로마의 원로원은 영웅과 반신반인의 모임처럼 보였으며, 오늘날의 국회는 봇짐장수, 소매치기, 강도, 깡패들의 집단처럼 보였다. p249

나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얼마나 인류가 타락했는지 알게 되었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비교할 때, 진심으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들의 순수하고 천성적인 성품이 지금에 와서 그들의 손자들에 의해 돈 몇 푼에 팔리고 있었다. 투표권을 팔고 선거를 조작함으로써, 모든 악과 부패를 배워서 익혔던 것이다. p258
- 3부 글럽덥드립(마법사의 섬) 에서 죽은 자를 소환해서 시중을 들게 할 수 있는 총독을 통해 죽은 자를 불러내어 질문함 -

주인은 우리를 아주 작은 분량의 이성을 부여받은 동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을 좋은 일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잘못을 만드는 일에 이성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좋은 능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인간의 단점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으며, 아무런 소용도 없는 발명품에 의해 자신의 단점을 메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p330
- 4부 말들의 나라에서 -

우리 시대 반드시 읽어야 할 최고의 작품이다. 특히, 우리시대의 각계 각층의 리더들, 위정자들이 반드시 읽고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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